美대륙 동시다발 테러…110층 쌍둥이빌딩 무역센터 붕괴

  • 입력 2001년 9월 12일 02시 15분


미국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미 국방부 국무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공항 등의 대형빌딩과 시설물이 11일 거의 동시에 피랍된 항공기 또는 폭탄을 실은 차량의 테러공격을 받는 사상 초유의 대사건이 발생했다.

동시 다발적인 테러가 발생하자 백악관을 비롯한 의사당 국방부 재무부 등 미 관청가와 유엔본부 등 주요건물에 비상 철수령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워싱턴과 뉴욕시의 거의 모든 관청과 사무실의 업무가 중단된 채 수많은 시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미국으로 향하는 전세계 모든 항공기의 운항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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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으나 테러범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은 데다 또 다른 공격이 이어질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엄습해 미국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연쇄 테러가 발생하자 전세계도 엄청난 공포에 휩싸였다.

이번 사고로 숨진 사람은 테러공격에 이용된 여객기등에 타고 있던 300명 가량의 승객과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 근무자 등 적어도 수천명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물론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이 일제히 이날 테러를 규탄했다.

▽세계무역센터 공격〓11일 오전 9시(현지시간)를 전후해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에 두 대의 비행기가 충돌해 폭발했으며 이어 발생한 엄청난 폭발로 거대한 건물 2개 동이 완전히 붕괴됐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붕괴된 쌍둥이 건물에는 통상 4만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하루에 15만명이 출입하고 있기 때문에 사상자는 엄청날 것으로 추정된다. 비행기 충돌 후 건물에서 수없는 잔해가 쏟아져 내렸고 충돌 후 수시간이 지나도록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국방부와 국무부 공격〓세계무역센터 공격에 이어 워싱턴에 있는 국방부 건물에도 오전 9시45분경 항공기가 충돌해 큰 폭발이 일어났으며 건물이 상당부분 붕괴됐다.

이어 국무부 건물에는 폭탄을 실은 차가 돌진해 큰 폭발이 일어났다. 국무부 건물도 일부가 무너진 가운데 화염에 휩싸였다. 백악관 근처에 있는 의사당 건물에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전 10시경 피츠버그 동쪽 130㎞ 지점의 서머싯비행장에도 보잉767기가 충돌해 폭발했다. 미 CBS방송은 테러리스트에 의해 납치돼 국방부를 공격하려던 여객기 한 대가 긴급출동한 미 공군 전투기에 의해 공중 폭발됐다고 보도했으나 다른 언론에 의해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비록 비상상황이었더라도 무고한 민간인이 탑승한 여객기를 격추시킨 미 당국의 조치가 큰 비난을 받을 것이 불가피하다.

▽범인 누구인가〓테러범들이 거의 동시에 민간 여객기 4대와 경비행기를 납치한 다음 미국 주요 시설을 기습공격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조직과 많은 행동대원을 거느린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유혈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중동사태와 관련해 오사마 빈 라덴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93년 2월 6명이 죽고 1000여명이 부상한 세계무역센터 폭탄테러 사건의 배후인물로 수배 중이며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 중인 한 아랍 언론인은 3주 전 빈 라덴의 추종자들이 미국을 상대로 ‘거대하고 전례없는 공격’을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요르단 주간지 알와흐데흐의 편집국장은 자신이 이날 외국인처럼 아랍어를 말하는 익명의 인물로부터 “1945년 히로시마 원폭 사망자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일본 적군파를 대신해 일련의 대미테러행위를 자행했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외신종합>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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