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태풍강타 208명 사망-실종

  • 입력 2001년 7월 31일 20시 33분


수마가 할퀸 현장
수마가 할퀸 현장
제8호 태풍 도라지가 대만을 강타해 50년 사상 최악의 피해를 안겼다.

30일 새벽 대만 동부에 상륙한 태풍 도라지는 시속 150㎞의 강풍을 동반한 채 대만 동북부와 중부지역을 덮쳐 31일 낮 12시까지 52명이 숨지고 156명이 실종됐다고 대만 소방본부가 밝혔다.

이번 태풍으로 43군데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수만 가구가 31일 오후까지 정전 및 통신이 두절돼 정확한 피해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만 농업위원회는 30일과 31일 이틀간 몰아친 태풍으로 수백 채의 집과 수천 에이커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교각이 무너지는 등 재산피해만 해도 14억6000만 대만 위안 달러(43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태풍 도라지의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수도 타이베이(臺北)에서 남쪽으로 160㎞ 떨어진 동부지역의 화롄(花蓮)현과 중부 타이중(臺中)시 인근 지역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롄현에서는 태풍으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21명이 토사에 매몰돼 숨졌으며 99년 대지진이 발생한 중부 난터우(南投)현에서는 홍수로 11명이 희생됐다. 화롄현 펑린(鳳林)지역에 547㎜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자이(嘉義)현과 장화(彰化)현에서도 폭우로 산사태와 홍수피해가 속출했으며 화롄현과 타이중에서는 전체 농경지의 47%가 침수됐다고 밝혔다.

태풍 도라지는 반도체 수탁가공생산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차지하는 TSMC와 UMC 등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신주(新竹) 실리콘밸리도 덮쳤으나 아직 정확한 피해내용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대만을 휩쓴 태풍 도라지는 31일 새벽 열대성 폭풍으로 힘이 약해진 상태에서 중국 푸젠(福建)성 일대에 상륙해 이곳에도 상당한 피해를 일으켰다. 신화통신은 폭우로 승객 20명을 태운 버스가 강에 추락해 4명이 숨졌으며 10여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전했다. 푸젠성 일대에서 이번 태풍 피해로 숨진 사람은 26명이라고 DPA통신은 전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