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일본 정부는 도적떼 공범"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39분


‘일본 정부는 도적떼와 공범이다.’

페루 정치인과 언론매체가 18일 일제히 일본 정부를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 페루 정부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매제인 빅토르 아리토미 전 주일 페루대사를 부정축재 혐의로 수배했으나 일본이 그의 귀화를 인정하는 바람에 처벌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알레한드로 톨레도 대통령 당선자가 소속된 ‘페루의 가능성당’ 루이스 솔라리 사무총장은 18일 “일본의 행동은 페루에 대한 모독이자 조롱”이라며 “일본은 중범죄자를 보호하는 공범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주일대사 소환론도 나오고 있다.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도 “도적떼를 비호하는 일본 정부는 부끄러운 줄 알라”고 성토했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이 소식을 일본군 전투기의 진주만 기습공격 사진과 함께 1면 머리기사로 싣고 “일본은 페루에 배신의 폭탄을 퍼부었다”고 비난했다.

페루 정부는 이에 앞서 국제형사경찰기구(ICPO)를 통해 아리토미 전 대사를 지명수배하고 일본에 그를 넘기도록 요청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여동생 로사의 남편인 아리토미 전 대사는 이중국적자였으나 91년 4월 주일대사 부임시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그러나 후지모리 몰락 후 송환 위기에 놓이자 귀화 신청을 해 최근 허가를 받았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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