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주가 일제히 하락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39분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는 물론 브라질 멕시코 등 주요 남미 국가들의 주가가 18일 일제히 하락했다.

아르헨티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의 채무상환불능(디폴트) 위기와 총파업 사태에 대한 불안으로 메르발지수가 전날보다 4.2% 떨어진 325.25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주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카를로스 루카우프 주지사는 이날 “디폴트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올해 아르헨티나 전체 주정부의 재정적자 예상액 30억달러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무원 임금과 연금의 삭감을 연방정부에 요청했으나 당국이 이를 너무 늦게 받아들여 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폴트를 선언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으나 선언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날 수만명의 아르헨티나 공무원과 연금 생활자들은 정부의 공무원 봉급 및 연금 삭감 조치에 항의하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연방정부청사 등에서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내핍정책은 페르난도델라루아 대통령이 99년 취임한 후 벌써 7번째라며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성토했다.

아르헨티나 공무원 노조(ATE)의 후안 곤살레스 위원장은 “이번 시위는 봉급 삭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내핍정책 전반에 대한 반대 시위”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최대 노조연맹인 총노동자연맹은 19일 산하의 노조원 수십만명이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그린스펀 FRB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 증언에서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위기가 다른 나라로 번질 우려는 크지 않다”면서 “아르헨티나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아르헨티나 재정 정책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18일 브라질 증권거래소의 보베스파지수는 전날보다 2.7% 하락한 13,790.8을 기록했으며 멕시코의 IPC지수도 0.1% 떨어진 6,388.26에 장을 마감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