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지 폐쇄…사상교육…중국 언론통제 고삐죈다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47분


중국 정부가 관리들의 부패 문제를 다루고 정부와 다른 견해를 보도하는 언론사를 폐쇄하거나 언론인을 파면하는 등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달 중순 정부 비난성 기사를 자주 게재해온 광둥(廣東)성 소재 ‘남방주말(南方周末)’의 편집국장과 1면 편집자를 파면한 데 이어 15일엔 관리들의 부패 문제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허난(河南)성의 최고 유력지 ‘대하(大河)’의 마윈룽 편집부국장을 파면했다.

정부와 다른 견해를 자주 보도해온 쓰촨(四川)성의 ‘서보(書報)’는 최근 폐쇄됐다.

이와 함께 중화전국신문공작자협회(중국의 관변 기자협회)는 이달부터 중국 전역에 걸쳐 기자들과 편집인들을 대상으로 서방식 가치관에 기초를 둔 보도를 거부하고 공산주의 언론의 의무와 역할을 강조하는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하지의 마 부국장은 2월과 3월 보건 관리들이 허난성 성도 정저우(鄭州)에서 개최된 전국보건공작회의에 참석한 뒤 제약회사들이 제공한 젊은 여자들과 호텔방에서 놀아났다는 기사와 외국 기업들이 중국 관리들의 부패와 중국 기업들의 무질서한 경영, 관리들의 잦은 참견 등을 비판하는 인터뷰 기사를 게재한 것이 파면 사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전후해 허난성에서는 약 1000명의 기자와 편집인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육을 실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언론 통제 강화는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등이 모두 바뀌는 내년의 중국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와 2003년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언론이 권력 투쟁에 끼어들지 말고 사회 안정에 기여하라는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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