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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9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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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부인 셰리 여사는 6월 7일 실시될 총선에서 남편의 유세 지원에 나서는 대신 고등법원에서 앞으로 3개월 이상 계속될 소송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지가 8일 보도했다.
노동법 전문 중진 변호사인 셰리 여사는 세계적인 화학업체인 ICI의 근로자 46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수백만파운드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회사측의 법정대리인을 맡고 있다.
셰리 여사의 이런 결정은 한편으론 노동당의 선거 전략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노동당은 블레어 총리의 최대 강점을 '가정을 중시하는 남성'으로 선전해 왔는데 부부간에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란 것.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아내는 남편의 내조자'라는 전통적 영역에서 벗어나 자기 일에 충실한 '전문직 여성상'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노동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셰리 여사와는 대조적으로 제1 야당인 보수당 윌리엄 헤이그 당수의 부인 피온 헤이그 여사는 남편의 선거 유세에 동행하기 위해 직장인 런던 금융가의 한 헤드헌팅업체에 휴직원까지 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