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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월 20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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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출신 에스트라다처럼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했지만 경제전문가로 차근차근 정치 기반을 닦아왔다. 영국 BBC 방송은 그를 ‘기다림의 정치인’으로 평했다.
아로요 신임 대통령은 미 워싱턴 조지타운대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공부했다. 클린턴이 임기를 마치던 날 동문인 아로요는 ‘시민 혁명’에 의해 대통령에 오르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필리핀국립대 경제학 박사출신인 그는 80년대 무역산업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코라손 아키노여사가 대통령에 오르며 차관으로 발탁됐다. 92년과 95년 두 차례 상원의원을 지냈다. 98년에는 피델 라모스 전대통령이 주도하는 ‘라카스’당 후보로 부통령에 출마, 직접투표에 의해 당선됐다. 아시아위크지는 그를 ‘아시아 최고의 여성’ 중 한 명으로 뽑기도 했다.
그는 부통령 취임 후 사회복지장관을 겸했으나 지난해 10월 대통령의 뇌물 스캔들이 터지자 장관직을 사직한 뒤 대통령 하야 운동에 앞장섰다. 자그마한 몸집에 말씨조차 조용한 아로요 신임 대통령은 개인적 카리스마보다는 정당 등 시스템에 기초한 정치를 꾸려갈 것으로 정치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상관을 탄핵한 ‘불충의 정치인’이란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대중적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앞으로 평소의 주장처럼 정실을 배제하고 민영화 자유화 등 경제개혁 정책을 강력하게 집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