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첩보기관 MI6의 정체가 폭로된다

  • 입력 2001년 1월 16일 16시 30분


베일에 쌓인 영국의 대외 첩보기관 MI6의 정체가 전직 요원의 책 출간으로 처음으로 폭로되게 됐다.

러시아 NTV는 MI6 전직 요원인 영국인 리처드 톰린슨(38)이 쓴 일급기밀에서 '절대보안까지'라는 부제의 대폭로 초판 10만부가 곧 러시아에서 출간될 예정으로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책에는 MI6가 보스니아 러시아 이란 등에서 벌인 '더러운 작전'과 이 기관이 새 요원을 충원하고 훈련시키는 방법이 상세하게 소개될 것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또 MI6 요원이 친구나 가족에게까지 자신의 신분을 숨기는 요령에서부터 MI6에서 일하다 외국에서 살고 있는 전직 요원들의 명단도 공개된다는 것.

MI6는 전세계 첩보기관 중 가장 비밀스런 조직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작가 이안 플레밍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이 기관을 다룬 책이 나온 적이 없다.

톰린슨씨가 책을 내려는 이유는 MI6과의 악연 때문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명문 캠브리지대 출신인 그는 91년부터 MI6에서 일하다 몇 년 뒤 해고되자 이에 항의하면서 책을 내겠다고 영국정부에 허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책 출간이 허가되지 않은 것은 물론 모든 자료를 압수당하고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체포돼 1년 동안 옥살이까지 하면서 MI6와의 관계가 극도로 나빠졌다는 것.

그는 98년 석방돼 이탈리아로 옮겨가 살면서도 계속 MI6와 충돌했다. 그동안 독일 프랑스 등의 정보기관이 그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그는 유럽 곳곳에서 11번이나 체포되기도 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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