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 전범재판소 조약 서명

  • 입력 2001년 1월 1일 20시 51분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등 3개국이 마감시한인 31일 저녁 세계 최초의 상설 전범재판소 설치를 위한 조약에 동참했다.

데이비드 쉐퍼 미국 전범담당 본부대사는 서명국들을 밤늦게까지 문을 열어 놓은 뉴욕의 유엔 사무국에서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에 서명했다.

1일부터는 가입 희망국이 먼저 자국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조약 가입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앞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조약 서명 방침을 발표하고미국의 참여는 전범재판소 법정의 운영에 대해 발언권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인권 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는 대신 공화당의 강력한 반대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전범재판소는 전세계의 인권 남용 억지 노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국제적 책임과 학살자, 전범, 반인륜 범죄인들의 사법 처리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범재판소 창설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국방부와 공화당의 우려를 반영, 미국인이 정치적인 동기로 인해사소한 문제로 전범법원에 기소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없을 경우 의회에 조약 비준을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성명직후 이스라엘 정부도 서명에 반대하기로 했던 국회의 결정과는 달리 "조약에 서명하는 것이 국가이익에 해가 되지 않는다"며 조약 동참을발표했다.

이에 따라 예후다 란크리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밤 "이스라엘인들은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마음과 가슴에 담고 잊지 않고 있다"는 소회를 밝힌 뒤 조약에 서명했다.

이스라엘은 당초 홀로코스트 전범 처벌 문제를 염두에 두고 전범재판소 설치에찬성했으나, 조약 입안국들이 팔레스타인에 거주하고 있는 유대인도 전범리스트에올리자고 주장하고 나선 이후 서명을 망설여 왔었다.

이로써 이 조약에 서명한 나라는 28일 8개국, 29일 4개국과 이날 3개국을 포함해 모두 139개국으로 늘어났다. 우리나라는 올초 95번째 가입국이 됐다.

로마규정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60개국의 비준을 받아야 하지만 지금까지 의회비준을 마친 나라는 27개국에 불과한 실정이며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제형사재판소가 설치되기까지 약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로마 규정'은 집단살해 범죄, 반인도 범죄, 전쟁 범죄 등 국제적으로 중대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형사처벌하기 위한 상설 국제형사재판소의 설립을 주요 내용으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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