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하야” 대규모 시위…대만 주가폭락 성토

  • 입력 2000년 12월 26일 00시 10분


수만명의 대만 시위 군중이 25일 타이베이에서 시위를 벌이며 천수이볜(陳水扁)총통의 불안정한 경제 정책을 성토하고 그의 하야를 요구했다.

일부 시위대는 민진당의 새 정부가 집권 7개월만에 수십년에 걸쳐 쌓아올린 경제 업적을 망치고 있다면서 천총통의 허수아비를 불태우는가 하면 주가 폭락과 총통 하야 등을 상징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천수이볜 하야’를 외쳤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제1야당 국민당측은 “불안정한 경제정책으로 모든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경제적 정치적 불안정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고 산업자본의 대규모 해외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어 국민이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당측은 이날 4시간 동안 계속된 시위에 4만여명이 참석했다고 발표했으나 경찰 당국은 약 2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국민당은 새 행정부가 10월 국민당 정부가 추진했던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철회하자 천 총통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했고 이를 계기로 집권 민진당과 국민당은 핵발전소 건설 및 정국 쟁점을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80년 국민당 집권 당시 승인된 핵발전소 건설 계획은 천총통의 민진당 정부가 들어선 뒤 핵폐기물 처리 문제 때문에 취소됐다.

국민당이 22일 입법부 의원 147명의 발의로 제출한 천총통에 대한 탄핵안에는 친민당(親民黨) 소속 의원 19명도 동참했다. 그러나 국민당의 탄핵안 발의는 국민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이날 타이베이에서는 천총통을 옹호하는 수천명의 지지자들도 시위를 갖고 국민의 복리를 외면하고 당리당략에 매달려 있는 정치인들을 성토하면서 현재 225석인 입법부 의원수를 반으로 줄일 것을 촉구했다. <타이베이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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