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 정계 복귀…세르비아 사회당 당수에 재선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38분


10월5일 시민혁명으로 권좌에서 축출된 ‘발칸의 도살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이 25일 정계에 복귀했다.

밀로셰비치는 이날 세르비아 사회당(SPS) 특별 당대회에서 단독후보로 출마, 참석 대의원 2368명 중 2047명의 지지를 얻어 당수에 재선됐다.

앞서 그는 당대회 개막연설에서 “10월 쿠데타 이후 전국에서 폭력과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고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가 이끄는 현 민주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밀로셰비치는 “서방측은 돈으로 신정부를 매수해 유고 연방을 해체하려 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배신자들과 언론이 국가의 영웅들을 헤이그의 새로운 게슈타포에 넘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밀로셰비치 등은 지난해 코소보 사태 때 ‘인종청소’ 혐의로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에 기소된 상태다.

밀로셰비치가 정계에 복귀했지만 앞길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우선 그가 이끄는 세르비아 사회당의 인기가 최악이어서 12월23일 실시될 세르비아 총선에서 10% 정도의 지지율밖에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당고위간부 20여명이 탈당해 신당을 설립해 그를 정면 비판하고 있다. 서방도 유고에 대한 원조를 밀로셰비치의 전범재판 회부와 연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날 “독재자가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몸부림”이라며 그의 정계 복귀를 맹비난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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