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Science]"잠은 기억저장을 위한 시간"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36분


과학자들이 자고 있는 고양이의 뇌에서 조직을 분리시켜 수백만 개의 뇌세포를 조사한 결과 고양이가 잠을 자는 동안 생각하는 것들이 뇌의 장기 기억 형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생물들이 꿈도 꾸지 않고 아주 깊은 잠을 자는 동안에는 뇌에서 별다른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새로운 기억의 형성과 관련된 세포집단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겨우 몇 년 전에야 발견된 이 신호들은 뇌의 여러 부분들이 영구적인 연결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깨어 있을 때 이 신호를 방출한 세포들 중 몇 개를 자극하면 이 신호에 의해 형성된 연결관계들이 활성화되면서 관련된 기억 전체가 떠오른다.

11월초에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신경과학 학회에서 여러 과학자들이 발표한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대뇌피질’ 12월호에 발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수면과 기억의 강화 사이의 관계에 관한 연구들이 많은 진전을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세포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평생동안 유지될 수도 있는 기억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잠과 기억의 강화 사이의 관계를 밝히려는 연구들은 생물학의 가장 커다란 수수께끼 중 하나인 ‘왜 모든 동물들이 잠을 자는가’ 하는 문제와 깊이 관련돼 있다.

일부 학자들은 잠이 장기기억의 유지와 저장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동안 많은 신경과학자들은 수면 중에 눈동자가 급속하게 움직이는 시기인 ‘렘 수면기’에 기억이 우리 뇌에 저장된다는 이론을 주장했었다. 비록 렘 수면기를 없애버리는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한 사람들이 아무런 기억장애를 보이지 않아 렘 수면기에 기억이 저장된다는 이론에 의문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사람과 동물이 잠을 자는 것은 기억을 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은 아직도 건재하다.

샌디에이고에 있는 소크연구소의 테렌스 세즈노스키 박사는 잠을 자는 동안에는 감각기관과 근육의 활동이 저하되어 동물들이 외부의 공격에 취약한 상태에 빠지는 만큼 잠은 진화와 관련해서 뭔가 특별한 목적을 갖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말한다. 인간의 수면에 대한 연구를 하는 취리히대 알렉산더 보블리 박사 역시 뇌의 활동이 밤과 낮에 각각 다른 상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억들을 저장한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0/11/14/science/14SLE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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