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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8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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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난처한 논란거리가 현재 일본 의학계를 양분시키고 있다. 즉, 아들과 며느리가 임신불능일 경우, 인공수정을 위해 아들의 아버지, 즉 며느리의 시아버지의 정액을 사용하는게 윤리적이냐, 비윤리적이냐하는 논란이 일고있는 것.
이같은 논란의 중심인물은 일본남부 기타규슈에서 개업하고 있는 다나카 아쯔스히란 산부인과 의사. 그가 개발해낸 ‘온가족 치료법’이 최근 일본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인공수정이 이곳에서 흔치않은 일인데다 인공수정을 하더라도 가까운 친척의 정자를 사용하는 쪽을 일본인들이 선호하고 있지만, 최상의 방법은 남편의 아버지가 정자 기증자가 되는 것이라고 다나카가 최근 일본 후생성 모자보건문제 자문위원회회의에서 말했다. 다나카는 이 위원회의 위원이다.
이 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다나카는 "만약 남편의 한 형제가 정자 기증자가 되면, 그가 아기의 주변에 항상 삼촌으로 남게되며 이는 불행스런 일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약간의 어색한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만약 남편의 아버지가 기증자가 된다면, 아기가 어른이 될 때에는 시아버지는 이미 오래전에 저세상 사람이 된 후"라고 강조.
그는 또 "내 환자들이 이같은 처방을 강력히 바랄 경우, 나는 항상 미래에 야기될지도 모를 문제들을 일러주고는 그래도 그같은 처방을 원하는지를 묻는다"고 자문위원들에게 말했다.
일본에서 입양은 별로 인기가 없다. 혈연관계가 가족을 규정하는 핵심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입양이 이뤄지는 별로 많지않은 경우에라도, 입양아와 양부모간에는 항상 모종의 혈연관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요즘 일본의 급감하고 있는 출산률은 임신문제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같은 상황하에서 결혼 7년째를 맞고있는 나루히토 황태자와 마사코 황태자비가 아직 자녀를 낳지못하고 있는 것이 항상 일본 언론의 큰 관심사가 되어왔다.
일본의 산과학계와 부인과 의학계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정자 기증자는 익명으로 남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후생성 관리인 고바샤시 준은 17일 다나카의 방법이 불법은 아니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문제에 일본 정부가 개입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다.
고바야시는 다나카가 참석했던 10인 자문위원회는 다나카의 방법을 둘러싸고 분열되어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방법이 다른 곳에서 얼마나 흔한지, 아니면 얼마나 흔치않은지를 말하기란 그렇게 쉽지않다. 그러나 미국의학협회의 인공수정 윤리지침은 남편의 아버지로부터의 정자기증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고 있지않다.
그러나 일본의 반대자들은 만약 아기가 나중에 자기의 진짜 아빠가 누군지를 알게된다면 가족관계에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당신은 시아버지의 정자를 사용하여 인공수정을 받을 수 있는가?"
일본 인기 주간지 슈칸 분슈(週刊 文春)는 최신호에서 독자에게 이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많은 문제가 해답이 되지않은 상태다. 이런 풀리지않은 문제들이 가족관계에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렇게 태어난 남자아기에게 있어 법적아버지는 또한 자기 형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