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 中대사 "韓-대만 직항로 中과 사전협의해야"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39분


우다웨이(武大偉)주한중국대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재단 초청으로 조찬강연을 했다. 우대사는 그동안 몇 차례 강연에서 ‘튀는 말’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는데 이날 강연에서도 외교적 현안들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많은 발언을 했다.

▼ 59년 티베트폭동 美개입 ▼

우대사는 특히 “한국과 대만간의 직항로 개설은 (중국의) 국가주권과 관계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와 사전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며 “59년 티베트의 무장폭동은 미국인이 저지른 행동” 이라고 주장했다.

우대사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한―대만간 직항로문제는 비정치적 문제이므로 국가주권과 관련 있다는 우대사의 전제 자체가 틀렸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대사관 관계자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공개된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외교관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우대사와 토론자 및 방청객의 일문일답 내용.

―달라이라마 문제에 좀더 부드러운 자세를 취할 수 없나.

“달라이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살아있는 부처’였으나 59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의해 인도로 간 뒤 직업이 달라졌다. 그는 40여년간 중국을 분열시키려는 일만 해 왔다. 중국정부가 부드러운 자세를 취하기 위해서는 그가 잘못된 입장을 바꿔 조국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달라이라마는 종교라는 외투를 입고 티베트 독립을 주장하고 개인적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며 (독립운동의) 활동경비를 모금하기 위해 방한하려 한다. 달라이라마가 8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노벨상에 대한 우롱이다.”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남북관계 등 한반도정세 변화에 따라 적절히 해결돼야 한다. 개인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된 뒤 미국이 주한미군 정책을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대만 양안관계와 한―대만간 직항로 개설에 대한 견해는….

▼ 대만총통 말 오락가락 ▼

“정치분야를 뺀 경제 및 인적교류 등에서 양안관계는 긴밀해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천수이볜(陳水扁)대만총통의 말을 듣고 행동을 지켜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오늘 이렇게 말하고 내일은 저렇게 말해 지켜보는 것도 고생이다. 한―대만간 직항로 개설은 국가주권에 관계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전에 중국정부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 대선결과가 중―미관계에 미칠 영향은….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누가 당선될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이대로 가면) 누구도 당선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결함은 자기의 선거제도로 남을 평가하는 것이다. 자기의 발전모델과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언제나 실패하게 되고 결국 자기발등을 찍게 된다.”―북한에 대한 중유 및 식량 제공은 언제까지 할 것인가. “북한에 어떤 도움을 주느냐는 북한의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 몇 년간 국제사회도 북한에 경제지원을 했다.”

<부형권·하태원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