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정상회의]金대통령, 클린턴과 '고별회담'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0분


브루나이를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5일 제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개막을 전후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국 정상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4국 정상들과 모두 회담한 것은 처음이다.

▽한미 정상회담〓김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의 회담은 이번이 7번째로 클린턴대통령의 방북이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사실상 ‘고별회담’이었다.

김대통령은 “클린턴대통령은 대북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정착에 크게 기여해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은 트루먼 대통령과 함께 한국민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임기 후에도 좋은 친구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재임 중 김대통령과의 공조에 감사하며 퇴임 후에도 한국을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김대통령은 힐러리 여사의 상원의원 당선을 축하했다.

▽한일 정상회담〓일본의 쌀 50만t 대북지원 결정에 대해 “큰 결단이며 북―일 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는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회담이 북한의 과거입장 고수로 인해 큰 진전은 없었으나 인내심을 갖고 협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북한이 대미관계 개선에 집중하다보니 남쪽이나 일본과의 관계개선 속도를 늦춘다는 지적이 있지만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정상회담〓김대통령은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에게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지원에 사의를 표했다. 장주석은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김대통령이 이번 APEC에서 북한을 가입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러 정상회담〓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뉴욕 첫 회담 때와는 달리 경제는 물론 외교 안보 등 전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해 정부 관계자들도 다소 놀랐다는 후문.

<반다르세리베가완〓최영묵기자>ym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