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당선 가능성 높아

  • 입력 2000년 11월 9일 08시 31분


전세계의 시선이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에 집중돼 있다.이번 미 대선 태풍의 눈이 플로리다주의 재검표결과에 따라 당락이 단숨에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피를 말리는 개표방송을 지켜본 부시후보와 고어후보는 각각 고향인 텍사스와 테네시에서 이번 개표결과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부시후보가 승리를 장담한 반면 고어후보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개표결과에 승복하겠다며 자신의 패배를 시인하는 듯한 인상을 줘 묘한 대조를 이뤘다.

미국 대통령선거사상 처음으로 실시되고 있는 플로리다주의 재검표는 우리 시각으로 10일 오전 7시쯤 끝날 것이라고 플로리다주지사가 밝혔다.

부시후보의 친동생이기도 한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는 우리 시각으로 9일 오전 6시쯤 주 법무장관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번 재검표를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공정하게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 재검표(21/67) 

 증감합계
부시+1442,909,404
고어+6422,908,126

플로리다주 60여개 군지역에서는 개표종사자들이 다시 나와 6백여만표에 대해 재검표를 시작 했다.이날 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중 21곳의 재검표 결과 부시 후보는 144표, 고어 후보는 642표를 각각 추가했다고 CNN방송이 9일 오후 4시10분(한국시간) 보도했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에서 컴퓨터와 연결된 전자투표장치를 이용해 투표를 실시했기 때문에 재검표 작업은 컴퓨터에 입력된 투표기록지를 다시 검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와함께 해외거주 미군과 그 가족등 해외 부재자 투표자들이 우편으로 보낸 투표지가 선거일인 11월 7일자 이전 우체국 소인이 찍히면 앞으로 열흘이내에 도착해도 유효투표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들 부재자 투표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96년 대선때도 선거일을 지난뒤에 도착한 부재자 투표가 2천 3백여표가 됐기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도 앞으로 얼마나 많은 부재자투표가 접수될 지 주목된다.

그러나 미 선거전문가들은 군인들의 일반적인 성향이 강한 국방력을 주장하는 공화당 지지자가 많기때문에 이들 부재자 투표로 인해 부시와 고어와의 승부가 뒤바뀔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따라 내일 재검표결과에서도 부시후보가 현재와 별 차이 없이 우세를 유지할 경우 부시후보의 당선이 확정적이라는게 미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플로리다주 일부지역에서는 투표장치가 부시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며 고어후보 지지자들이 강력히 항의하는 등 이문제가 정치쟁점화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플로리다주 팜 비치카운티 지역의 한 선거구에서 기표소 안에 설치한 기표장치와 관련해 일부 유권자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

즉 기표소안에 설치된 전자투표 장치의 버턴이 고어후보와 제3당인 개혁당 뷰캐넌 후보사이에 각각 위치해 있는대 화살표위치가 헷갈리게 돼 있어 상당수 유권자들이 고어후보에 대한 버튼을 누른다는게 뷰캐넌후보를 지지하는 버튼을 눌렀다는 주장이다.

이 지역의 개표결과 뷰캐넌후보에 대한 지지표가 무려 3천4백여표가 나왔는데 이는 인근 다른지역에서 뷰캐넌 지지표가 7~8백표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볼때 엄청난 차이다.

이에 따라 고어 지지자들은 의도적으로 부시에게 유리하게 전자투표장치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 고어진영도 이를 문제삼을 기색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팜비치 지역의 일부선거구에서는 투표 함이 분실됐거나 미개봉됐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재검표과정에서 여러가지 잡음이 끊이지 않다.

이에따라 플로리다주에 대한 최종 공식개표결과는 결국 부재자투표접수와 개표가 종료된다 하더라도 이런 분제들이 정치 쟁점화될 경우 당초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번 선거부터 우편투표를 실시해 현재도 개표가 계속되고 있는 오리건주와 재검표에 들어간 플로리다주를 제외한 48개주에서는 개표가 완료됐다.

이들주의 개표결과 고어후보가 선거인단 260명을 확보해 선거인단 246명을 확보한 부시후보 보다 14명이나 많은 선거단을 확보해 현재로서는 고어후보가 부시후보를 앞서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경우 선거인단이 25명이나 배정돼 있기 때문에 플로리다주의 재검표결과 승리를 거두는 후보가 2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단숨에 넘게 된다.

현재로서는 플로리드주 1차 개표결과 고어후보보다 1천8백여표가 앞선 부시후보의 승리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플로리다 재검표에서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한 부시후보의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잠정집계된 전체 유권자투표에 있어서는 고어가 부시보다 약 17만표 앞선 것으로 났다.

따라서 고어후보는 전체 유권자투표에서 이기고 선거인단확보에는 져셔 낙선하는 불운의 후보가 된다.

미 대통령 사상 전체 유권자투표에서는 이기고 선거인단 학보에서 져서 패배한 경우는 지난 1876년과 1888년 두차례 뿐이다.

이에 따라 부시후보가 당선될 경우 선거인단제도에 대한 논란이 다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희정/동아닷컴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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