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美대사 강제추방경고 파문…양국 외교전 비화 조짐

  • 입력 2000년 11월 2일 19시 24분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정치권이 로버트 갤버드 자카르타 주재 미국대사의 강제추방을 경고한 후 갤버드 대사가 1일 돌연 출국해 양국관계가 외교전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하마드 마흐푸드 국방장관은 1일 남부 셀레베스 소재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연설을 하는 도중 “갤버드 대사가 기존의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강제추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 체류중인 아미엔 라이스 국민협의회(MPR) 의장도 1일 인도네시아 내정에 수시로 간섭하는 갤버드 대사에게 책임을 물어 본국으로 소환토록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인도네시아 국회 국방외교 안보 분과위원회는 1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국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미국인 한 명과 마찰을 빚고 있다”며 “갤버드를 강제 추방토록 정부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갤버드 대사는 1일 개인적 약속을 이유로 돌연 출국했으며 이는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 고위관리와 정치권의 자신에 대한 위협 발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의 구체적인 행선지와 해외 체류기간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대사관은 지난달 31일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고문을 통해 “신빙성 있는 위협으로 인해 25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한 비자 및 여권 업무 중단조치를 2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부임한 갤버드 대사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경제 및 사회개혁 조치가 지연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데 이어 최근에는 군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자카르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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