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유혈충돌 열흘째]이 바라크총리 강경진압 선회

  • 입력 2000년 10월 8일 18시 52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충돌이 열하루째 이어지면서 중동평화에 또다시 전운(戰雲)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8일 특별기자회견에서 “유혈사태가 48시간내 종식되지 않을 경우 중동평화협상을 중단하고 이스라엘군이 총력대응할 것”이라고 재천명한 이후 이스라엘군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 사실상의 전시체제에 들어갔다.

우지 다얀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은 “팔레스타인의 총격이 중단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 사령부를 공격하겠다”고 밝혀 팔레스타인과 일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실제 이날 군사행동을 강화해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에 공격용 헬기를 처음으로 파견했으며 가자지구의 군사목표물인 아파트 등 빌딩 3곳을 폭파했다.

가자지구의 아라파트 국제 공항에서 무장괴한이 이스라엘 버스를 공격해 9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바라크 총리는 공항폐쇄를 명령했다.

이에 반발해 팔레스타인은 보안군과 경찰에 비상경계령과 총동원령을 내렸으며 시리아도 이스라엘의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3명을 납치한 지역을 봉쇄했으며 특수부대를 북부 국경지대에 파견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바라크 총리가 최근 이스라엘내 보수파로부터 끊임없이 평화회담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압력을 받아왔으며 결국 최후통첩을 통해 입지강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열하루째 계속된 유혈충돌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113명이 사망하고 적어도 2000명이 부상했다고 CNN방송이 8일 보도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최후의 노력으로 8일 오후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폭력행위 중단과 유대인촌 주변의 도로봉쇄해제 등 유혈충돌을 중단하기로 합의해 실낱같은 희망을 낳고 있다.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도 최악의 상황을 막기위해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측과 잇따라 전화 접촉을 갖고 평화안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실패할 경우 가자지구의 유혈사태는 피에 피를 부르는 최악의 사태로 발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혈충돌을 막기위한 양측의 마지막 노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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