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대통령 임기 5년으로 단축

  • 입력 2000년 9월 25일 18시 37분


유럽에서 가장 긴 프랑스 대통령 임기가 2002년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 때부터 현행 7년에서 5년으로 줄어든다.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의 찬반여부를 묻기 위해 24일 프랑스에서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투표 참가자의 73%가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날 투표율은 31.21%로,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래 실시된 9차례의 국민투표 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프랑스 언론들은 유권자들이 대통령 임기 단축보다는 유가폭등 대책이나 세금인하, 의료보험 개혁 같은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에 관심이 있는 데다 대통령 임기 단축에 대해 좌우 주요 정당간에 이미 합의가 이루어진 점도 투표 무관심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이날 투표 결과에 대해 “정치제도의 현대화와 민주화에 기여하는 또다른 개혁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반기면서도 투표 참여가 저조한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대통령 임기단축안을 발의한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 등 임기 단축 지지자들은 임기를 5년으로 줄일 경우 국민이 지도자를 선택할 기회가 자주 돌아오게 될 뿐만 아니라 의회 임기와도 일치, 국력의 손실을 초래하는 좌우동거정부가 탄생할 위험이 줄어든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샤를 파스콰 프랑스연합(RPF) 대표를 위시한 반대론자들은 제5공화국 출범이후 좌우동거정부가 상호 견제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권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임기단축에 반발해 왔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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