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후지모리 대통령 퇴진 시사…野의원 매수사건 관련

  • 입력 2000년 9월 18일 00시 11분


알베르토 후지모리(62) 페루대통령이 국가정보부(NIS)의 야당의원 매수사건과 관련해 전국민의 항의에 봉착, 16일 대선과 총선을 새로 실시하고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전격 발표해 사실상 사임 의사를 밝혔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이날 페루전역에 생방송된 국영 TV와 라디오 연설에서 “새로운 선거를 빠른 시일내 실시하겠으며 이번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NIS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고 AP통신과 CNN방송 등 외신이 전했다.

90년 첫 당선이래 올해 7월 3선 집권에 성공한 후지모리 대통령은 “국민 과반수의 지지로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나로 인해 국가혼란이나 민주주의 체제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조기퇴진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대선 및 총선 일정에 대해 ‘가까운 미래’라고만 언급하고구체적인 선거일자와 자신의 퇴임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야당은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술수’라고 비난하며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후지모리 대통령의 연설이후 리마 시내에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몰려나와 ‘철권통치자 후지모리 독재가 무너졌다’고 환호하며 차량경적을 울리는 등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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