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로' '아우토반' 유료화 추진

  • 입력 2000년 8월 22일 19시 01분


속도 무제한과 무료통행으로 유명한 독일 고속도로 ‘아우토반’의 명성이 사라질 전망이다.

독일정부는 고속도로와 지방국도의 통행료 도입을 주장하는 교통전문가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이를 2003년부터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독일 내 모든 고속도로에서 대형트럭은 ㎞당 0.40마르크, 소형트럭은 0.11마르크, 승용차는 0.05마르크가 부과된다. 만약 서울과 부산거리인 프랑크푸르트와 뮌헨간 아우토반을 이용할 경우 대형트럭은 172마르크(약 10만원), 소형트럭은 47마르크(약 3만원), 승용차는 21.5마르크(약 1만3000원)를 부담해야 한다.

독일에서는 그동안 여러 번 고속도로의 유료화 방안이 논의됐으나 자동차 선진국의 자부심과 아우토반의 명성을 유지하자는 주장에 밀려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인근 국가뿐만 아니라 남북유럽을 연결하는 수송트럭과 유럽관광객의 대부분이 독일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정체현상과 도로파손,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독일은 70년대 고속도로 건설을 완료한 이후 매년 도로건설과 보수유지 비용을 정부예산에 의존해 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을 경우 2010년까지 매년 70억마르크의 도로부문 예산 적자가 예상된다

한편 속도 무제한으로 인한 대형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고속도로의 속도를 제한하자는 주장은 독일차의 차별성이 없어질 것을 우려하는 벤츠와 BMW 등 자동차회사의 로비에 밀려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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