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회 생일맞은 카스트로…美 제국주의적 행태 맹비난

  • 입력 2000년 8월 14일 18시 47분


74회 생일을 맞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3일 의대생들의 졸업식에 참석, 국내 의료 분야의 발전상을 치하하면서 미 제국주의를 비난하는 연설을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1926년 소도시 비란에서 스페인 이민자인 아버지와 쿠바 출신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는 생일 때 조용히 개인적인 시간을 가졌던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이날 군복 차림으로 국영 TV에 출연, 특유의 정열적인 제스처를 써 가며 고국에 영광을 안겨준 전문 의사 집단이 쿠바의 ‘새로운 전사’가 된 것을 축하했다.

그는 25분간의 연설에서 “우리는 22개의 의과대학과 6만7000명 이상의 의료진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쿠바는 전세계에서 의료 서비스의 참다운 모습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쿠바는 의료진 1800명을 11개 개발도상국에 파견중이며, 조만간 인근 아이티에 96명의 의료진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카스트로는 특히 “미국은 1959년 쿠바 혁명 직후부터 수많은 쿠바 의료진들을 ‘훔쳐갔다’”면서 “미 제국주의는 돈과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쿠바 의료진들을 빼돌리는 등 우리의 의료보호 계획을 파괴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쿠바의 의료체계는 그러나 카스트로의 이같은 호언에도 불구, 의료 장비 공급 부족과 박봉에 따른 의사들의 사기 저하 등으로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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