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바샤르 정치력 시험대에…승계권 정통성논란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17분


고(故) 하페즈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아들로 차기 대통령에 추대된 바샤르(34)가 정통성과 관련해 첫 도전을 받았다.

하페즈의 동생이자 바샤르의 삼촌인 리파트(63)는 12일 “시리아 지도부가 대중의 뜻을 무시하고 헌법을 위반해 바샤르를 차기 대통령후보로 지명했다”며 “바샤르를 퇴진시키기 위한 새로운 민주혁명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파트는 1983년 형이 심장발작을 일으키자 쿠데타를 주도했다가 실패한 인물. 이후 아사드의 관용으로 부총리에 올랐으나 85년 독직혐의로 해외추방됐다가 귀국했으나 재차 추방됐으며 98년에는 부통령직에서 해임됐다.

리파트는 이날 자신의 아들이 소유한 런던의 위성방송 ‘아랍뉴스 네트워크’에 출연, 70년 하페즈가 주도한 쿠데타의 공식 명칭인 ‘교정운동’이란 용어를 인용하면서 “정치 사회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새 교정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정부가 장례식 참석을 막고있지만 영원히 자신의 입국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파트의 대변인도 이날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해 “리파트는 합법적인 대통령 승계권자”라면서 “대통령직 승계의 정당성을 묻기 위해 민주적 국민투표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리파트의 이같은 도전에 대해 분석가들은 바샤르가 6년간 후계수업을 받아온데다 리파트의 인기가 없어 바샤르의 권력승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바샤르는 13일 다마스쿠스에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 등 각국의 외교사절과 수만명의 애도인파가 참여한 가운데 부왕 아사드의 장례를 주관했다. 아사드의 유해는 이날 고향마을인 케르다하에 안장됐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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