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G세대]기업 인력부족 극심 '귀하신 몸'

  • 입력 2000년 6월 8일 19시 43분


프랑크 틸만(67)은 뉴하우스 뉴스페이퍼 그룹의 시스템 컨설턴트다. 하와이에서 플로리다까지 일년에 5만마일을 날아다니며 일한다. “난 내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는게 그의 생각이고 고객들도 틸만이 은퇴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오하이오에서 뉴하우스 체인을 경영하는 팀 슈미트(33)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틸만의 경륜과 지식이 엄청난 자산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정보화사회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40대만 돼도 직장에서 구세대 취급을 받기 쉬운 요즘, 세대교체의 속도가 가장 빠를 것 같은 미국에선 오히려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유에스뉴스 앤 월드리포트지 최근호는 이제 50줄에 들어서 직장을 은퇴하기 시작한 세대들이 빠르게 직업전선에 복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랜 호황으로 기업들이 인력부족현상을 겪자 부족한 일손을 메꾸기 위해 은퇴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 몇 년전만 해도 퇴직자들이 일자리를 다시 구하는데 한달이상이 걸렸으나 올해는 단 며칠밖에 걸리지 않게 됐다. 특히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기업측에서는 퇴직을 앞둔 직원들의 주당 근무일수를 점차적으로 줄이거나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퇴직자들을 좀더 붙잡아 두기 위해 갖가지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퇴직이후에도 일을 하며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데 대해 G세대들은 환영하는 분위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80%이상이 일거리 겸 취미생활 겸 퇴직 후 최소한 파트타임으로라도 일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은퇴자들의 이같은 ‘상종가’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이 잡지는 당분간은 20∼40대 젊은 노동인력수가 점차 줄어드는 반면 55세이상의 인구가 매년 4%이상 증가하기 때문에 향후 경기가 악화되더라도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두 번째의 경력과 두 번째의 인생. 이제 G세대들의 삶은 갈수록 풍요로워지는 세상이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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