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서부 대개발(上)]"황무지를 공단으로…"

  • 입력 2000년 6월 4일 20시 49분


《실크로드의 옛 영화를 간직하고 있는 중국 서부지역이 대개발에 착수했다. 황량한 황토고원 간쑤(甘肅)성을 위시한 시베이(西北) 오지에서 올해 시작된 야심찬 서부개발 프로젝트는 21세기 중국의 경제 지도를 뒤바꿀 태세다. 동부에서 시작된 발전의 기운을 서부의 전통적 낙후지역에 불어넣는 동시에, 소외 지역의 잠재 경제 수요를 개발해 동부의 발전을 가일층 부추기겠다는 ‘서부 개발 50년 계획’의 현장을 본사 특파원이 찾았다.》

‘시베이’로 불리는 중국 서부의 황량한 황토고원 간쑤성.

성도인 란저우(蘭州)에서 한시간 반가량 동남쪽으로 차를 달리면 황토협곡을 막아 세운 거대한 인공호수가 나타난다. 류자샤(劉家峽)댐이다.

댐높이 147m. 칭하이(靑海)고원에서 발원한 황허(黃河) 상류를 가로막아 세운 댐이다. 배를 타고 달리다 보면 도중에 수평선도 보이는 엄청난 크기다.

그러나 주변 풍경은 황량하기 짝이 없다. 나무 한그루 찾기 어려운 해발 1500m의 황토고원이 끝없이 이어진다. 연평균 강수량은 300∼860mm. 이 때문에 이 지역은 늘 가뭄과 빈곤에 시달려왔다.

▼동부지역과 빈부격차 커▼

중국 동부연안지역은 개혁개방 20여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빠른 발전을 보여왔다. 그러나 간수성 등 서부지역은 7%를 밑돌았다. 간쑤성의 1인당 GDP는 97년 380달러. 동부연안 상하이(上海)시의 1인당 GDP가 지난해 3720달러였음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은 생전에 “동부가 발전하면 중서부 발전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올부터 서부대개발에 착수했다. 동부 연해지역과 서부지역의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중국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진 것도 이같은 방향전환을 도왔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98년 3월이래 연속 하강곡선을 그려왔다. 동부 연해지역의 TV 공장에는 재고가 흘러넘친다. 그러나 서부 등지의 오지에는 TV나 라디오를 시청할 수 없는 사람이 아직 2억명에 이른다. 6000만명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 살고 있다. 이들 지역의 잠재적인 수요를 개발, 동부의 발전을 부추기겠다는 것이 서부개발의 숨은 의도중 하나다.

지난 1월 중국은 ‘서부지역개발지도소조(小組)’를 결성했다. 조장은 정부의 개발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주룽지(朱鎔基)총리가 맡았다. 3월에는 국무원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산하에 서부개발판공실도 설치했다.

대대적인 홍보도 시작됐다. 국무원은 물론, 인민일보와 관영 신화통신 등 주요 언론들은 전문사이트를 개설, 서부개발을 선전하고 있다.

▼10대프로젝트 지난달 발표▼

중국 정부의 서부개발 청사진은 9월 나올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올해 착공할 서부개발 10대 프로젝트를 확정, 발표했다. 란저우 공항 확장도 그 중 하나다. 중국은 시안(西安)과 란저우, 청두(成都), 쿤밍(昆明), 우루무치 공항을 서부지역 항공망을 연결하는 핵심공항으로 선정, 확장공사에 들어갔다.

철도와 도로 건설계획도 잇따라 발표됐다. 시안과 난징(南京)을 잇는 안난(安南)철도 925km 구간과, 충칭(重慶)과 후난(湖南)성 화이화(懷化)를 잇는 640km의 위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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