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첫 정상회담]플루토늄 68t 폐기 합의

  • 입력 2000년 6월 4일 19시 39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4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공식 회담을 갖고 ‘전략적 안정의 원칙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이 성명에서 “양국은 ‘무기용 플루토늄 이용에 대한 협정’과 ‘미사일발사 조기경보 시스템의 자료교환센터 설치 합의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에 따라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80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인 68t(미 러 각각 34t)의 플루토늄을 폐기하기로 했다. 플루토늄 폐기는 20년에 걸쳐 이뤄진다.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시하는 조기경보 센터는 모스크바에 올해중 설치되며 이곳에는 미군 요원이 상주하게 된다.

두 정상은 또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개정과 3단계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Ⅲ), 체첸사태, 미국의 대(對)러 경제지원,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문제를 논의하고 앞으로 양국이 긴밀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정상은 ABM 협정개정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미국은 북한 등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72년 조인된 이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이에 반대하면서 “공동으로 대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자”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클린턴은 5일 국가두마(하원)에서 연설한 다음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을 만나며 우크라이나로 떠날 예정이다. 클린턴의 방러에는 1200여명의 공식수행원과 190여명의 기자단이 동행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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