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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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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소유주인 루돌프 리테르는 지난달 13일 유럽의 소국인 리히텐슈타인에서 체포됐다. 리테르는 러시아 마피아와 콜롬비아 마약카르텔과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푸틴은 상트 페테르부르크 부시장이던 92년부터 대통령이 되기 직전까지 SPAG의 비상임고문으로 있으면서 자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경제팀의 실세인 게르만 그레프 경제발전 및 무역장관도 SPAG의 고문으로 밝혀졌다.
크렘린궁은 “푸틴이 SPAG의 고문으로 일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한푼의 급여나 사례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SPAG의 이사인 마르쿠스 레세는 푸틴과 그레프가 급여를 받지는 않았지만 ‘후원자’ 같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주요 언론은 르몽드의 기사를 짤막하게 인용하는데 그쳐 러시아 내의 파장은 아직 크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을 신호탄으로 푸틴과 관련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을 괴롭혔던 여러 스캔들도 늘 외신의 폭로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푸틴은 평생을 공안기관에서 보내 경제범죄와 연루될 가능성이 많지 않지만 92∼96년은 가장 ‘위험한 시기’로 꼽힌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외담당부시장으로 외자유치업무를 맡으며 외국 기업과 상대했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가 부패와 불법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불가능한 것이 러시아의 현실.
기득권 세력이 푸틴의 과거를 문제삼아 물고늘어질 경우 푸틴의 개혁정책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