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32개국 학업성취도 국제비교-高1대상 6월 시험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학교 교육이 사회 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이같은 질문에 해답을 구하기 위한 이색적인 시험이 다음달 전국 150개 고교의 1학년생 5500명을 대상으로 처음 치러진다. 이 시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2개 회원국(전세계 인구의 4분의 1 차지)이 참여하는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의 일환이다.

PISA는 국가간 학력을 비교해 순위를 매기는 기존 국제시험과 달리 학교 교육이 생산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을 어느 정도 길러 주는가를 평가해 각국 교육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기초자료를 얻기 위한 것.

정보통신의 발달로 지식의 양이 폭증하고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져 학교가 학생들에게 모든 지식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상식. PISA는 이같은 시대적 조류에 맞춰 학생들 스스로 학습을 계속할 수 있는 기본소양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문제도 색다르다.

예컨대 일주일에 90개의 초콜릿만 먹으면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겠다는 22세의 제시카란 여자를 소개한 신문 기사와 초콜릿의 영양가 분석표를 주고 △초콜릿을 먹을 때 활동에 필요한 열량을 지방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지 △다이어트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영양학자와 제시카의 논박을 소개하며 초콜릿 식이요법으로 인해 걸릴 수 있는 병명과 그 원인을 묻는 문제 등이 출제된다.

실생활에 필요한 능력과 단편적 지식보다 분석력과 문제해결력을 측정하는 것이 특징.

PISA는 읽기 수학 과학 등 3개 영역을 평가한다. 시험 첫 해인 올해는 읽기를 주영역, 수학과 과학을 보조영역으로 치르고 2003년에는 수학, 2006년에는 과학이 주영역이 된다. 시험시간은 120분이며 주관식 문항이 45%를 차지한다.

한국에서 PISA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노국향 연구원은 "PISA는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혁신적인 시도"라며 "PISA의 결과는 OECD교육부장관회의 등에 보고되고 8∼10종의 보고서로 분석돼 국제적으로 공개된다"고 말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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