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中-日등에 IMT-2000표준방식 자국식채택 압력

  • 입력 2000년 5월 8일 19시 47분


CDMA분야의 원천 기술 특허를 갖고 있는 미국 퀄컴사가 세계 각국이 차세대 이동통신 IMT-2000의 국제 표준 방식으로 유럽의 비동기방식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최대 위기에 몰렸다.

미국 정부와 퀄컴사는 이에 따라 IMT-2000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CDMA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중국 등에 CDMA 동기 방식을 선택하도록 전방위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IMT-2000은 2002년 한국과 일본이 시범 서비스에 들어가는 3세대 이동통신 .그러나 국제 표준으로 CDMA 동기 방식을 주장하는 미국과 비동기 방식을 주장하는 유럽의 힘겨루기 속에서 대세(大勢)는 전세계 시장의 80%를 석권하고 있는 유럽 방식으로 기울었으며 기술 특허만으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로열티를 벌어들였던 미국과 퀄컴사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을 앞세워 CDMA 동기 방식을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성인 한국과 일본 마저도?=퀄컴과 미국이 긴장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CDMA 기술료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해왔던 일본과 한국마저도 유럽의 비동기 방식을 표준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한국과 일본의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CDMA 동기 방식이 배제될 경우 미국은 일본 통신시장 뿐 아니라 한국,중국시장까지 유럽에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

일본은 IMT-2000사업권 획득을 위해 뛰고 있는 3개 컨소시엄중 모두가 비동기 방식인 W-CDMA 방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SK,LG,한국통신 등 국내 IMT-2000 컨소시엄 대부분이 비동기 방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퀄컴은 일본의 IMT-2000 컨소시엄 모두가 비동기 방식을 고수할 경우 독자적으로 일본의 IMT-2000사업자 선정에 뛰어들겠다는 방침을 정했으며 IMT-2000 사업권 획득을 노리는 컨소시엄중의 하나인 KDDI측은 이같은 미국의 압력에 따라서 CDMA 동기 방식으로 사업권을 신청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료를 내릴 절호의 기회=정보통신부 석호익 지원국장은 최근 일본의 IMT-2000 사업자 선정 작업을 살펴보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가 현지에서 퀄컴 고위 관계자를 만나 CDMA 동기식을 채택해달라는 강력한 요청을 받았다.

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의 특수한 관계를 생각할 때 CDMA 동기 방식을 배제하고 IMT-2000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을 있을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표준 방식 결정 시기를 늦추면서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퀄컴의 위기를 기술료를 낮추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퀄컴은 CDMA 특허로 일반적인 기술료 수준을 뛰어넘는 업체 매출의 5∼6%에 달하는 액수를 로열티로 챙겨왔으며 한국에서만 95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삼성전자등 4개사로부터 4억2590만달러의 로열티를 받았다.한편 CDMA 방식의 이동통신(2세대)을 도입하기로 하고 1차 400만 회선에 대한 국제 입찰을 진행중인 중국도 퀄컴과 미국과의 로얄티 협상을 의식,사업자 선정 발표를 미루고 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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