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 CEO 연봉도 '으뜸'…美최고 10명중 6명 차지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35분


미국 기업인 가운데 가장 보수가 높은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6명은 컴퓨터와 인터넷 관련 기업을 경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미 800대 기업 CEO들의 보수를 조사해 온 미 경제 전문 격주간지 포브스 최근호(15일자)는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기업인은 컴퓨터 어소시에이츠의 찰스 왕회장이라고 발표했다. 98년에 39위였던 그는 연봉과 보너스 스톡옵션(주식 우선 매입권) 등을 합쳐 무려 6억5010만 달러(약 710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2억3050만 달러의 보수로 2위로 뛰어 오른 파운드리 네트워크의 보비 존슨 회장도 98년에는 10위안에 못 들었다. 지난해 CEO들의 보수 순위 10위권 내의 변동이 어느 때보다 심했던 것.

상위권으로 도약한 인물들은 역시 컴퓨터와 인터넷 기업의 경영자들. 아메리카 온라인의 스테판 게이스 회장도 1억1710만달러를 벌어 10위권(6위)에 진입했다.

보수 순위 10위안에 든 기업인들은 시스코 시스템스의 존 챔버스 회장(1억2170달러·5위), IBM의 루이스 거스너 회장(1억720만달러·7위), 컴퓨웨어의 피터 카머노스 주니어 회장(8700만달러·10위) 등이다.

전통적인 우량 업체를 경영하는 GE의 잭 웰치 회장(1억690만달러·8위), CBS방송의 멜 카머진 회장(2억19만달러·3위), 갭의 밀라드 드렉슬러 회장(1억7280만달러·4위) 등도 10위권에 들긴 했지만 세력이 크게 밀렸다.

98년 1위였던 월트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즈너 회장은 5070만 달러(16위)를 받는데 그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상위 800명의 CEO들이 지난해 받은 보수의 총액은 180억달러(약 20조원)였다. 이는 98년보다 46%나 급증한 것으로 일반 종업원들의 임금이 같은 기간 5%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던 것과 크게 대조를 이뤘다.

포브스지는 한편 “CEO들에게 동기 부여를 한답시고 경제적 보상을 많이 할수록 기업도 발전한다는 옛날의 구태의연한 가정은 들어맞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5년전 CEO에게 주는 보수 1달러에 회사 매출액은 2533달러 꼴이었지만 작년에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달러당 1085달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800대 기업 CEO들의 출신 대학을 보면 여전히 ‘하버드의 법칙’이 통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잡지는 “800대 CEO 가운데 경영대학원(MBA) 출신은 244명이며 이중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이 61명으로 25%를 차지해 하버드 출신이 대기업에서 중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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