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스팽 라이벌' 파비우스 佛전총리 내각 복귀

  • 입력 2000년 3월 28일 19시 40분


로랑 파비우스 전 프랑스 총리(54)가 14년 만에 내각에 돌아왔다.

27일 단행된 개각에서 경제재무장관으로 기용된 파비우스는 고(故)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집권 시절인 1984년 38세로 총리직에 올라 주목을 받았던 인물. 프랑스 명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하고 74년 사회당에 입당한 파비우스는 76년 당시 사회당 당수이던 미테랑 의 경제자문으로 발탁된 뒤 81년 예산장관, 83년 산업연구장관을 거쳐 84년 총리에 오르기까지 고속 승진을 계속했다.

그는 80년대 중반 프랑스를 강타했던 혈액 오염 스캔들과 일련의 부패 스캔들의 여파로 좌파가 86년 총선에서 패배한 뒤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좌파가 97년 총선에서 승리한 뒤 지금까지 하원의장직을 맡고 있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혈액오염 스캔들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동안 내각에 끌어들이지 않던 파비우스에게 중책을 맡긴 배경에 대해 프랑스 정가에서는 2002년 대통령 선거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스팽이 사회당 내 최대 라이벌인 파비우스를 내각으로 불러들여 대권 도전 움직임을 견제하면서 파비우스의 영향력을 이용, 개혁에 실패한 무기력한 내각이란 이미지를 불식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파비우스는 86년 총리 재임시 한불 수교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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