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대선 압승]푸틴 당선 국내외 반응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블라디미르 푸틴의 당선에 대해 러시아 국민은 젊고 패기 있는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은 푸틴 당선자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새로운 ‘차르(황제)’ 체제로의 회귀를 경고했다.

▼'강력한 러' 국민열망 부합▼

○…푸틴이 정치입문 불과 7개월 만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무엇보다 그의 이미지가강력한 러시아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 공습, 모스크바 폭탄테러, 체첸전 등으로 무기력증에 빠진 러시아를 강인한 이미지의 푸틴이 과거와 같은 초일류 강국으로 되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기 때문이라는 것.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96년 대선에 이어 또다시 분루를 삼켰으나 30% 가까운 지지를 획득해 선전. 푸틴도 27일 회견에서 주가노프가 많은 표를 얻은 것은 ‘저항적인 유권자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놀라움을 표시.

▼中 "협력관계 확대 희망"▼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7일 푸틴에게 당선 축하메시지를 보내 푸틴이 중-러관계 발전을 위해 긍정적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높이 평가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 장주석은 “양국간 전략적 협력관계가 보다 확대 심화되길 희망한다”며 “두 대국이 ‘다극화된 세계를 만드는 데 여러 세대에 걸쳐 좋은 이웃이자 협력상대가 되자”고 촉구.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26일 CBS방송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혼돈의 시기를 보낸 러시아 국민이 보다 확고한 질서를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그러나 어떤 종류의 질서인가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푸틴 체제’를 평가. 트렌트 로트 미 상원 원내총무는 NBC방송에 출연해 러시아는 옛소련 시대로 복귀하지 말라고 경고.

일본 정부는 27일 푸틴의 당선에 환영을 표시하고 일-러 정상회담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희망.

○…미 행정부 관리들은 푸틴 정부와 경제협력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푸틴의 다소 독단적인 성격 때문에 안보 인권문제를 놓고 껄끄러운 관계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27일 미 뉴욕타임스가 보도. 영국의 더타임스는 정치권력과 부가 유착돼 ‘옐친시대의 부패’를 대변해 온 ‘과두독점재벌’을 어떻게 제압할 것인지가 푸틴 당선자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

▼러軍 체첸난민 투표 강요▼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난민촌에 머물고 있는 체첸 난민들은 러시아군의 압력으로 투표에 참가했다고 주장. 잉구셰티야에 인접한 난민촌의 체첸인들은 러시아 병사들이 찾아와 투표에 불참할 경우 모든 재산을 빼앗겠다고 위협했으며 식량과 물자 배급 중단을 내세우며 푸틴을 찍도록 강요했다고 폭로.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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