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컴퓨터범죄 피해 年 100억달러…기업등 59% 피해경험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6분


지난해 미국에서 컴퓨터 범죄로 생긴 경제적 손실은 100억달러(약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미 샌프란시스코 소재 컴퓨터보안연구소(CSI)가 미국의 643개 기업과 관공서의 시스템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 범죄로 인한 지난해 재정손실이 2억6600만달러(약 29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이같은 피해규모는 98년도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조사를 주도한 리처드 파워 CSI국장은 “많은 기업이 컴퓨터 범죄 피해를 숨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한해 미 전역에서 발생한 피해 규모는 1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CSI는 연방수사국(FBI) 자료를 인용, 많은 회사가 이미지의 실추와 큰 파장을 우려해 컴퓨터 범죄 신고를 꺼리고 있다며 범죄 신고율이 98년 32%에서 99년에는 25%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파워 국장은 컴퓨터 범죄가 급증한 이유로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과 E메일의 대중화를 들었다. 그는 특히 조사대상자의 59%가 인터넷을 통한 컴퓨터 범죄를 당했다고 응답했다며 컴퓨터 범죄 보고율도 98년의 62%에서 7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컴퓨터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악의적인 해킹, 기업 정보 빼내기, 신용카드 정보 절취와 금융사기, 바이러스 전파 등이 컴퓨터 범죄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 중인 기업들의 웹서버 중 75%가 해커의 침입에 취약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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