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벤처사업가 세일러, 회사株價 하루60% 폭락에 당혹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있는 소프트웨어회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회장 마이클 세일러(35)는 주가란 ‘일장춘몽(一場春夢)’이란 교훈을 20일 얻어야 했다.

전날 주당 226.75달러에 거래된 회사 주식 가격이 이날 하루 동안 86.75달러로 폭락해 보유 주식 가치가 100억달러(약 11조원)에서 38억달러(약 4조2000억원)로 떨어진 것이다. 하루에 재산이 약 6조8000억원이나 줄어든 셈이다.

10일 주당 31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회사 주가가 욱일승천하자 그는 15일 미국의 명문대학인 ‘아이비 리그’ 수준의 온라인 대학을 설립,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호언했었다. 불과 며칠 사이에 그는 사업가로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서도 유달리 각광받아 온 이 회사 주식이 이처럼 기록적인 폭락을 한 것은 이 회사가 이날 최근 2년 동안의 수익과 배당이익을 재평가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 최근 회계감사에서 계약단계에 있는 사업의 예상이익을 수익으로 잡는 등 통상적인 회계관행을 어긴 점이 드러나 회계방법을 바로잡기로 결정한 것. 그러자 투자가들이 이 회사 주식을 대거 내놓으면서 투매로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인터넷 관련 주 등의 거품이 빠지면서 나스닥 지수가 사상 세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한 날이었다.

세일러 회장은 주가 대폭락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대범한 반응을 보였지만 평소 자신만만한 그를 고깝게 여겨온 일부 사람들은 그를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 투자전문 웹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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