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닷컴시대 종말" "일시적 현상" 논란

  • 입력 2000년 3월 21일 19시 58분


일본 도쿄(東京)증시에서 그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인터넷 관련주가 지난달 말부터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 ‘닷컴시대의 종말’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소프트방크 등 인터넷 회사들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 16일새 최고치 대비 절반 ▼

▽인터넷 주가 폭락〓인터넷주 30종목으로 구성된 ‘산케이 블룸버그 인터넷 주가’는 1월 20일 59,282.10엔에서 지난달 21일 93,213.50엔까지 치솟았다. 그 후 하락해 14일 58,610.60엔으로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가하락 계기는 정보기술(IT)업체인 세가엔터프라이제스가 실시키로 한 증자에 모기업인 CSK의 오너가 사재 500억엔을 투자한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한 것. 투자자들은 우량IT업체인 세가마저도 경영상태가 나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받아들였다. ‘CSK쇼크’는 소프트방크 등 인터넷 업체 주가도 끌어내려 최고가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반면 닛케이평균주가는 1월초 18,100엔대까지 하락했다가 지난달부터 19,000∼20,000엔대를 유지하고 있다.

▼ "묻지마 투자 탈피한듯" ▼

▽닷컴시대 종말론〓인터넷 주가가 최고 93,000엔대에서 16일 만에 58,000엔대로 떨어지자 로이터통신은 “일본의 닷컴 마니아 시대가 종말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경영평론가인 고바야시 잇페(小林一平)는 “그동안의 인터넷붐은 인터넷주가 유통주식수가 적어 품귀인데다 제로 금리정책으로 갈 곳이 없던 시중자금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주가 거품이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프트방크의 반론〓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마사요시)소프트방크 사장은 “인터넷 주가를 거품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사고방식이 꽉 막힌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인터넷 주가는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아 사소한 소문만으로도 가격변동이 심하고 곧바로 다른 주식의 시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

인터넷 주가 폭락은 거품붕괴 때문이 아니라 투자방식 변화 때문이란 분석도 많다. 노무라증권 투자정보부 구로가와 다쓰오(黑川達夫)차장은 “인터넷주라면 무조건 사들이던 투자방식에서 장래성이 확실한 우량기업에만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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