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평화軍-알바니아系 충돌…12명사망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03분


코소보에서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 주민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소보 제3의 도시 코소프스카 미트로비차에서 21일 알바니아계 주민과 코소보 평화유지군(KFOR)이 충돌했다.

KFOR는 이날 이바르강 남부에서 다리를 넘어 북쪽으로 진출하려는 6000∼1만명의 알바니아계 주민을 향해 최루탄과 공포탄을 쏘아 저지했으며 주민들은 KFOR 병사들에게 돌을 던지며 격렬히 맞섰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2일 코소프스카 미트로비차에서는 세르비아계 주민을 수송하던 유엔 차량에 알바니아계 주민이 수류탄을 던져 세르비아계 주민 2명이 숨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두 민족간에 유혈충돌이 이어져 지금까지 12명이 숨졌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해 발칸전쟁 때 시작됐다. 알바니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했던 코소프스카 미트로비차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이 시작된 뒤 알바니아계 주민이 탈출하면서 주민 구성이 역전됐다. 특히 유고가 NATO군에 굴복한 뒤 코소보 각지의 세르비아계 주민들이 알바니아계의 보복을 피해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총 주민 6만여명의 90%를 차지했다.

KFOR는 이바르강을 경계로 북쪽은 세르비아계, 남쪽은 알바니아계 거주 구역으로 분리해 양측의 충돌을 막아왔으나 알바니아계는 지난해 전쟁 전 북쪽에 살았던 주민들의 이주를 주장하고 있다.

리처드 홀브룩 유엔 주재 미 대사는 21일 “유고 정부가 세르비아계를 부추겨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지 로버트슨 NATO 사무총장도 “코소보 접경지대에 유고군 병력이 증강되고 있다”며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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