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첫 여성지사, 스모대회 시상 끝내 거절당해

  • 입력 2000년 2월 21일 17시 30분


일본의 첫 여성지사로 각광을 받고 있는 오타 후사에(太田房江·48)오사카지사가 봄철 스모대회 마지막날 씨름판(도효)에서 우승자에 대한 표창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끝내 좌절됐다.

오타지사는 지난 18일 지사 공관에서 일본 스모협회의 오사카대회 부장등 관계자들과 이에 대한 협의를 가졌으나 협회측은 "스모대회에서는 여성이 씨름판에 올라가지 않는 것이 전통과 관례가 되어 있다"며 오타지사의 양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오타지사는 "지나치게 무리해 씨름판에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올라가고 싶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번 대회에서만 단념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협회측이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는 단서를 잊지 않았다.

그의 단념은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관방장관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도쿄도 지사 등의 간접적인 설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지사는 지난 8일 지사로 당선된 후 첫 기자회견에서 시름판에 올라가 시상식을 갖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일본에서 여성지도자의 스모대회 시상식과 관련, 1989년 모리야마 마유미(森山眞弓)관방장관(당시)이 총리배 대회에서 시상을 위해 씨름판에 올라갈 계획이었으나 협회측으로부터 거부당한 바 있다.

한편 일본 스모협회는 스모의 세계적인 보급차원에서 최소한 내년 봄대회까지 이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연합 문영식특파원] yungshik@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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