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석방 자선 콘서트…21일부터 서울 인천등 순회

  • 입력 2000년 1월 17일 20시 06분


미국에서 국방기밀취득 공모죄로 3년6개월 넘게 복역 중인 로버트 김(60·한국명 김채곤·金采坤)의 석방을 호소하는 자선 콘서트가 21일부터 2월초까지 서울 인천 대구 전주 등지에서 열린다. ‘알렌우드로 보내는 편지’란 제목의 이 콘서트는 ‘로버트 김 석방위원회’(공동대표 이세중·李世中 변호사)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사 등이 후원한다.

주최측은 “로버트 김은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은인’”이라면서 “더구나 특정 대가를 바란 것도 아니고 조국을 걱정하는 개인적 충정에서 나온 행동이므로 우리 국민이 모른 척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참가 가수들은 양희은 이선희 변진섭 유열 이미배 유익종 한영애 장사익과 그룹 ‘포지션’ ‘유리상자’ 등. 이들은 “로버트 김 석방에 정부가 외교 관례상 직접 대응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민간 차원에서 그의 석방을 호소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모였다”고 말한다.

로버트 김은 96년 미 해군 정보국에서 근무하던 중 기밀 문서를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에 건네준 혐의로 기소돼 9년형을 선고받고 펜실베이니아 알렌우드 연방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현재 대법원 상고마저 기각된 상태에서 형량 재심을 청구해 놓고 있는 상태다. 재미 한인변호사 등 민간 단체들은 “설혹 로버트 김이 미국 실정법을 어겼다 하더라도 형량이 과다하다”며 구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로버트 김도 지난해말 한국에서 열린 자서전 ‘나는 한국인입니까, 미국인입니까’(자작나무 발간)의 출판기념회에 편지를 보내 “우방인 미국의 안보를 해칠 의사는 추호도 없었고, 다만 정보가 부족한 한국 정부를 도와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뿐이었다”고 호소했다.

콘서트에서는 양희은이 ‘아름다운 사람’을, ‘유리상자’가 ‘아름다운 세상’을, 한영애가 ‘조율’을 부른다. 중견 탤런트 심양홍이 1인극으로 꾸미는 ‘로버트 김의 이야기’, 로버트 김이 한국인들에게 보내는 육성 편지, 로버트 김 사건 다큐영상 시사회 등의 행사가 열린다.

콘서트 일정은 21일 오후7시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 25일 오후7시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예술회관, 27일 오후7시 대구 경북대 대강당, 2월1일 오후7시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공연요금은 2만, 2만5000원. 문의는 로버트 김 석방위원회(02-784-9989).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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