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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2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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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을 비판했던 야당 소속 무와위아 알 마스리 의원이 1일 테러를 당했다. 복면을 한 괴한 3명은 귀가중이던 그를 집단 구타한 다음 다리에 총을 쏘고 달아났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2일 전했다.
아라파트는 이 사건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즉각 지시했다. 그러나 야당은 사건 배후에 아라파트측근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마스리를 포함한 의원 9명과 지식인 등 20명은 지난달 27일 아라파트정부를 격렬히 비난하는 성명서를 작성, 대량 살포한 바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아라파트 정부는 대중을 속이고 있으며 경제는 파탄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아라파트는 부패한 소수를 위해 조국을 팔아먹으려 한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서명자 중에는 폭탄테러로 다리를 잃은 바삼 샤카 전나블루스시장과 저명한 학자 압델사타르 카셈박사 등 대중적 지지를 받는 인물들이 포함돼 일반인의 반향이 컸다.
아라파트는 성명이 나온 직후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면책특권이 있는 의원 9명을 제외한 11명을 즉각 체포했다. 성명을 낸 의원들에 대해서는 의회를 통해 1일 공개해명을 요구하는 등 압박을 가했다.
야당은 이같은 경위를 따져 볼 때 테러에 아라파트측근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들은 테러사건의 파장이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상당수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과정과 경제난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터에 야당의원에 대한 테러가 발생한 까닭이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