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社 "인재 이탈 막아라" 핵심 350명 특별관리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11분


마이클 에이헨스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마케팅 총책임자로 ‘윈도 95’의 마케팅을 주도했던 인물. 회사 내에서 거칠 것이 없었고 금세 부사장에 오를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는 4월 훌쩍 MS를 떠났다. 100만달러(약 11억5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회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한)도 마다하고 그가 찾아간 곳은 조그마한 인터넷 상거래업체인 GiftSpot.com이었다.

미국 경제전문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에이헨스처럼 MS 출신 엘리트 가운데 신생 인터넷 업체로 자리를 옮기거나 아예 인터넷 업체를 창업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과 올들어 이처럼 MS를 떠난 핵심 간부는 20여명. MS의 현재 이직률은 7.4%로 업계 평균(15%)에 비하면 아직 낮은 편이지만 몇년 전의 6%에 비하면 크게 높아졌다.

이처럼 ‘MS 환상’이 깨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새로운 도전대상인 인터넷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온 힘을 바쳐 도전할 대상이 나타나면 흥분하는 MS 엘리트들의 생리상 인터넷이란 대상을 그냥 놔둘 리 없다. 또 MS조직이 비대화된 것도 인재들의 의욕을 꺾고 있다. 창의력을 발휘할 공간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MS는 핵심인력의 유출을 방치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적극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10월21일 빌 게이츠회장과 스티븐 발머사장 등 수뇌부는 모임을 갖고 ‘결코 놓칠 수 없는 핵심요원 350명’을 선정해 이들을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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