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클린턴의 "물렁한 對北-對中 달래기" 맹비난

  • 입력 1999년 11월 21일 21시 46분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설 것이 유력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는 자신이 집권하면 포용과 고립노선을 결합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외교담당참모를 통해 19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참모는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히면서 “지금까지 빌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은 핵무기나 미사일 등으로 협박하고 있는 북한을 다양한 보상으로 달래온 데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 참모는 “북한은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이 정상적이지 않은 사회이기 때문에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은 북한이 잘못된 판단을 계속하도록 만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북한은 보상을 바라면서 우리의 반응이 없으면 더 큰 공갈로나올수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대북정책은 북한이 위협적으로 나오면 북한에 제공한 당근을 철회하고 나아가 북한을 고립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노선과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외교구상을 밝힌 부시주지사는중국을‘경쟁자’로규정하고 ‘종교자유의 적(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하나의 중국’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전에도 밝혔듯이 우리는 대만의 자위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만 자위 지원의 의미가 미사일방위 제공이라고 밝힌 바 있어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이에 대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해온 클린턴대통령은 20일 “한 국가를 경쟁자로만 규정하면 앞으로 오랜 기간 적대관계가 형성될 것이 분명하다”고 부시 주지사의 대중국 정책을 비판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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