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수민족은 백인의 스승"…美심리학회誌 최근호

  • 입력 1999년 10월 18일 19시 55분


‘백인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느긋하게 가는 동안 소수민족은 한걸음 한걸음 기어 올라가야 한다’.

2030년이면 미국에서 소수민족의 비율이 4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은 아직도 미국 사회의 안정을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이다. 미국심리학회(APA)는 기관지인 ‘APA 모니터’ 최근호에서 각 소수민족이 미국사회에 끼친 긍정적 영향을 평가한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며 다민족사회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아시아계〓아시아인에게는 정신적 집중력과 육체적 건강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명상이라는 무기가 있다. 또한 정신과 육체를 통합적으로 보는 관점, 조화와 균형 등을 강조해 온 유교 불교 도교의 철학도 있다.(CEO서비스 사장 장 라우 친 박사)

▽아프리카계〓육체의 속박 아래서도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줬다. 이들은 억압에 저항하면서 건전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모델을 이 나라에 제공했다. 미국심리학회가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심리학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UC어바인대 부총장보 토머스 파햄)

▽유태계〓법과 교육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이들은 공동체를 위해 교육기관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 박물관 문화시설 등을 지원해 왔다. 또한 대학살을 겪으면서도 ‘살아남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유머 전통 정체성을 보존하며 살아 남았다.(록랜드 정신의학센터 카렌 그린박사)

▽라틴계〓아웃사이더가 인사이더로 변하기 시작할 때의 변화에 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투쟁과 이 투쟁과정에서 서로를 돕는 자세는 백인 동성애자 같은 소수집단이나 미국사회 전반에 건전한 도움이 될 수 있다.(샌디에이고주립대 올리버 에스핀교수)

▽인디언계〓아메리카 인디언인 이로쿼이족 연합은 미합중국 헌법의 기초를 제공했다. 이로쿼이족 연합의 조직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연구했던 벤저민 프랭클린과 토머스 제퍼슨은 이 체제를 강력하게 지지했고 이것은 미국 정치의 모델이 됐다.(웨스턴 워싱턴대 심리학과 조셉 트림블 교수)

▽모두를 위한 도전〓다민족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소수민족은 다수인 백인의 문화 언어 가치관을 배워야 할 뿐 아니라 고유한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배경도 배워야 한다. 교육자 의사 전도사가 되려 한다면 자기 민족이나 백인의 문화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성을 배우는 데 도전해야 한다.(올드 도미니언대 제니스 산체스 교수)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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