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軍, 東티모르 치안권 인수…민병대 무장해제 촉구

  • 입력 1999년 9월 27일 08시 36분


국제 평화유지군은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27일 동티모르의 치안권을 공식 이양받기에 앞서 친(親) 인도네시아 민병대들에게 즉각 무장 해제할 것을 26일 강력히 촉구했다.

국제 동티모르파견군(INTERFET)의 피터 코스그로브 사령관은 동티모르 치안권인수를 하루 앞둔 이날 "민병대가 무기를 버리고 정치적 협상의 장으로 되돌아 온다면 환영하겠지만 폭력을 기도할 경우에도 충분한 대비가 돼 있다"면서 반(反)독립파민병대들을 향해 정치적 해결방안 모색을 촉구했다.

코스그로브 사령관은 또 1만5천명이던 동티모르주둔 인도네시아군의 규모가 27,28일께 1천5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인도네시아군 철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민병대가 은신처를 찾아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인도네시아 군인들은 지난 24년동안 지배해 온 동티모르가 유엔 다국적군에 치안권이 넘어가는데 반발, 주도인 딜리 시내의 은행 등 주요 건물들에 불을 질러 도심 곳곳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다.

동티모르 외곽지역을 첫 순찰 비행한 유엔 구호단원들은 동부 로스 팔로스와 비크크 등 일부 도시들은 아직도 불타고 있거나 주민들이 교외로 빠져나가 도시전체가썰렁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면서 수만명의 굶주린 난민들이 식료품을 약탈하고 있는 딜리보다 오히려 상황이 악화돼 있다고 전했다.

또 서방 기자들은 반독립파 민병대들의 계속된 살해 위협을 의식, 폐허가 되다시피한 딜리의 도심을 빠져 나와 다국적군의 협조아래 INTERFET의 보호를 받는 호텔로 이동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측은 지난달 30일 주민투표 이후 반독립파 민병대들에 의해 살해된 2명의 동티모르인 시신이 딜리 인근 티바르 무덤에서 발굴됐다고 발표, 민병대들이 저지른 살육 증거가 속속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독립파 주민들을 고문하는데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문기구도발 견돼 친인도네시아 민병대들의 인권유린 및 잔학행위에 대한 공식 조사를 요청하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피터 코스그로브 사령관은 인도네시아 정부에 대해 동티모르에서 벌어진 전쟁범죄 용의자들을 조사할 것을 공식 촉구했다.

[딜리 AP AFP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