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티모르 주민 식량 약탈…서방기자 피살체 발견

  • 입력 1999년 9월 22일 19시 54분


다국적군 3000명이 동티모르에 진주한 22일 주도(州都) 딜리 시내의 치안은 확보됐으나 식량 사정이 나빠 일부 주민이 인도네시아군 창고를 습격했다.

이날 오전 3000여명의 주민은 딜리 시내 인도네시아군 보급창고를 습격해 쌀 밀가루 식용유 등 수백 포대를 약탈했다.

군중들은 인도네시아 병사 수 명의 제지를 뚫고 창고를 부쉈다. 몇분 뒤 호주군 병사 30명이 도착하자 동티모르 주민들은 해산했다.

유엔은 이날 식량중단 사흘만에 비행기 4척을 이용해 동티모르 산악지대에 고단백 비스킷 등 비상식량 36t을 떨어뜨렸다.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의 샌더 쇠네스기자(30)가 딜리 교외 베코라 지역에서 인도네시아 군복 차림 청년들에게 살해된 사실이 이날 전해졌다. 다국적군이 진입한 뒤 발생한 첫 희생자다.

이 사건 뒤 호주군은 “외국 언론인들을 더이상 딜리로 수송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피터 코스그로브 다국적군 사령관은 민병대의 도발행위에 대해 강력히 응징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코스그로브 사령관은 이어 “동티모르 전역을 장악하려면 최소한 몇 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로 피신해 있는 동티모르의 정신적 지도자 카를로스 벨로 주교는 “서티모르로 탈출한 동티모르인들이 처형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희생자를 줄일 수 있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서티모르로 탈출한 동티모르 주민은 14만명으로 추산된다.〈딜리·자카르타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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