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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9월 12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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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계관(金桂寬)외무성 부상은 밝은 표정으로 미국의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와 함께 식당을 걸어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례적으로 상세하게 대답했다.
―회담진전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회담에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 회담결과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회담이 언제 끝나나.
“좀더 해봐야겠다. 회담을 해봐야 어떻게 될지 알겠다.”
―(미국측이) 선물을 가져왔는가.
“선물이랄 것은 없다.”
―북―미연락사무소 개설문제에 대해 논의했는가.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쌍방의 우려점들을 이해하고 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논의했는가.
“우리는 미국측이 조미기본합의문(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먼저 신의를 갖고 움직이기를 기대했는 데 회담 과정을 통해 미국측이 그런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에 더불어 대하는데 (그에 상응하는데) 조선사람인 만큼 우리도 신의있게 호응해야 하는데 무엇으로 호응해야 할 것인지는 연구중에 있다. 구체적인 것은 협상중이니까 나중에 보자.”
…김부상은 이날 오전 회담을 마치고 현지주재 미국대사관을 나설 때만 해도 “회담을 더 해봐야 안다. 아직 회담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회담을 마친 뒤에도 똑같은 말을 했었다.
11일 점심식사 후에 이처럼 발언이 바뀐 것은 식사 자리에서 큰 접점이나 타협가능성을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카트먼특사도 회담 진전상황을 묻는 기자 질문에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 풀어야할 일이 남아있다”고 답변했다. 카트먼 특사가 회담 진전상황에 대해 말한 것은 이번 회담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었다.
…그동안 양측은 기자들이 승용차를 가로막고 물어봐도 차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그대로 통과할 만큼 기자들을 극구 피했다. 11일 양측의 태도가 이처럼 바뀌었고 11일로 끝내려던 회담을 12일까지 연장한 것은 ‘상당한 진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베를린〓김세원특파원〉
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