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戰 日軍 생존자 『위안부는 필요악』 응답

  • 입력 1999년 8월 17일 19시 19분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에 동원됐던 위안부에 대해 당시의 일본군인들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일본의 시민단체인 ‘전쟁과 여성에의 폭력―일본 네트워크’가 15일 도쿄(東京)의 야스쿠니(靖國)신사에서 전쟁당시 병사였던 70, 80대 일본인 53명을 상대로 조사했다.

1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중 외국에서 참전했던 사람은 42명. 이들 가운데 “전장에 위안소가 있었다”고 인정한 사람은 34명이며 상당수는 “나도 위안소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성의 빛은 찾기 어려웠다. 대부분이 “군위안부는 필요악이었다” “당시 위안부였던 여성들은 명랑했으며 돈을 벌어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위안소는 필요한 것이었다”는 사람도 35명이나 됐다.

해결에도 소극적이었다. “위안부에게 돈을 지불했으므로 사죄와 보상은 필요없다” “국가간 조약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주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정부가 사죄와 보상을 해야 한다”는 사람은 6명에 불과했다.

시민단체측은 “병사출신 일본인들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느끼는 상상력이나 인권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내년 12월 ‘시민에 의한 전범 법정’을 열어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따질 계획이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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