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파나콤 "大生 사겠다"…2조5000억 투자의향 밝혀

  • 입력 1999년 8월 5일 23시 28분


대한생명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앞두고 미국 투자펀드인 파나콤이 2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서 돌출변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관계없이 6일 금융감독위원회를 열어 예정대로 대한생명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최순영(崔淳永)회장의 주주권을 박탈하기로 해 마찰이 예상된다.

▽파나콤의 투자계획〓대한생명 2,3차 입찰에 참여했던 파나콤은 증자대금 500억원을 포함한 현금 1조5000억원과 후순위채 1조원 등 총 2조5000억원을 투자, 대한생명을 인수하겠다고 5일밝혔다. 파나콤측은 3차입찰 유찰로 대한생명 조직 및 영업기반이 흔들리고 계약자 피해가 우려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

▽대한생명의 맞장구〓대한생명도 이날 이사회를 열어 파나콤의 증자참여를 결의했다. 이에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선 임원 10명을 해임하고 파나콤이 추천한 국내외 7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 파나콤에게 사실상 경영의 주도권을 넘겨줬다.

최순영회장도 성명서를 통해 “대한생명 대주주로서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회장이 파나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대한생명의 경영권을 지키려 한다는 소문도 있어 성명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형편.

▽정부대응〓정부는 대한생명 이사회 결의 자체는 효력이 있지만 결의사항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관리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공적자금 투입 후 매각 재추진’ 일정을 강행키로 했다.

금감위 정채웅(鄭埰雄)팀장은 “한달반 이상 파나콤의 현금동원능력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였으나 믿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도 “파나콤이 대한생명에 1조5000억원을 조기에 투자한다는 확실한 보장을 한다면 다시 검토해볼 여지는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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