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베어링스은행 파산 「닉 리슨」소재 영화 개봉

  • 입력 1999년 6월 24일 20시 15분


증권 선물시장에서 무모한 투자와 불법 비밀거래로 200년 전통의 영국 베어링스은행을 파산으로 몰아넣고 싱가포르 창이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영국인 닉 리슨(32).

다음달 3일 출소를 앞둔 리슨의 삶을 그린 영화 ‘악덕 거래인’이 25일 영국에서 개봉된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96년 리슨이 옥중 출간한 동명의 자서전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싱가포르 선물시장의 투자전문가로 부와 명성을 누리던 리슨이 한순간에 몰락하게 된 과정을 보여준다.

외신들은 영화에서는 은행의 파산을 불러온 주요 원인으로 리슨의 과실과 함께 은행의 무능한 경영진을 지목하고 있어 리슨을 너무 미화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제임스 디어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트레인스포팅’과 ‘스타워즈 에피소드 Ⅰ’에서 명연기를 보여준 영국 출신의 이완 맥그리거(27)가 리슨 역을 맡았다.

리슨은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고졸 학력의 평범한 샐러리맨에 불과했으나 92년 싱가포르 베어링스증권으로 발령받은 뒤 눈부신 영업실적을 올려 한때 30만파운드의 연봉과 수백만파운드의 보너스를 받았다.

그러나 95년 사내 규정을 어기고 무모한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날려 은행을 파산시킨 뒤 죄수 신세가 됐다.

리슨은 불운이 계속돼 복역 도중 어머니가 숨지고 부인으로부터 이혼당했으며 결장암 치료를 받기도 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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