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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3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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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규모 41억달러(약 4조9200억원)로 미국내 8위의 재단법인인 존 앤드 캐더린 맥아더재단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 인류에 도움을 주고 있는 각계 인사를 선정한 것. 로이터통신과 재단 인터넷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들은 20만∼37만5000달러(2억4000만∼4억30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신지식인’으로 뽑힌 54세의 인류학자 겸 언어학자 데니스 무어는 25년째 브라질에서 사라져가는 원주민의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화가 엘리자베스 머레이(58)는 인간의 감정이 함축한 의미를 3차원 이미지로 표현하는 독창적인 화풍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재야’ 수학자 제프리 윅스(42)는 매듭의 수학적 원리와 우주형태의 규명에 매달려 선정됐다. 아마추어과학자 협회 설립자인 숀 칼슨(39)은 발명과 발견에 정진하는 사회적 기풍을 진작해 상금을 받게 됐다.
이밖에 외교정책분석가 언론인 큐레이터 화가 작가 인권단체임원 음악가 극작가 건축가 등과 지역사회에 봉사해온 법률가, AT&T 연구원도 선정됐다. 최연소 수상자는 가속장치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에바 실버스타인(28), 최고령자는 UCLA 역사학자 솔 프리드랜더(66). 98년에는 우주물리학자, 컴퓨터용 프로그램 소스개발자, 소년원 법률상담자, 가사노동의 중요성을 연구한 경제학자, 인도 파키스탄 역사연구가, 아시아인 전담 인권변호사 등 26명이 선정됐었다.
78년 설립된 이 재단은 20년간 2억달러(2400억원)를 들여 범죄 청소년 환경과 경제적 불평등 문제 등에 대한 장기연구를 지원해왔다.
97년부터는 100명의 평가단을 통해 해마다 각계의 ‘신지식인’을 선정하고 있다. 설립자 존 맥아더(1897∼1978)는 탄광촌 빈민가에서 태어나 한때 기자생활을 했는데 작고 당시 미국 3위의 부자였다. 보험회사를 운영해 돈을 벌었고 60년대부터 휴양지 개발과 뉴욕시내 부동산 투자로 재산을 불렸다.
그는 자신 소유의 호텔 커피숍에 놓인 책상에서 집무했으며 경리업무는 부인 캐서린이 맡는 등 부부가 청빈하고 근면하게 살았다. 돈을 제대로 벌고 제대로 쓴 맥아더 부부도 ‘신지식인’이었던 셈이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