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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4일 0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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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화안은 3월 프랑스 랑부예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제시한 평화안과 지난달 6일 서방선진 7개국 및 러시아(G8)가 마련한 평화안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소보내의 폭력행위 종식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유고군과 경찰을 수일내에 코소보에서 철수하고 코소보와 세르비아 접경지대에 ‘완충지대’를 설치키로 함으로써 코소보내에서의 세르비아의 군과 경찰의 준동여지를 차단했다. 밀로셰비치의 사실상 항복으로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평화안은 합의된 일정에 따라 코소보에서 유고군 철수가 명확히 이뤄지면 NATO군 공습도 중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특사의 대변인 발렌틴 세르게예프는 3일 “NATO군 대표단이 24시간내로 유고 베오그라드를 방문해 코소보 평화안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NATO군 대표단이 베오그라드에 도착하는 시간이 공습중단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고측이 코소보 평화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은 △3개월째로 접어든 NATO군의 공습으로 유고 전력의 상당 부분을 상실해 더 이상 버티기 어렵고 △유고 국민의 고통이 거의 한계에 도달했으며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NATO군 공습이후 처음으로 군고위 관계자들과 지상군 파병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는 등 압박을 가했으며 △러시아가 적극적인 중재노력을 한 결과로 분석된다.
평화안에서 제시된 것처럼 서방측이 종전(終戰)후 유고 경제의 회복과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내용도 유고에 ‘당근’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고는 NATO군 공습으로 수십년 후퇴한 국가경제를 재건해야 할 처지다.
NATO측은 유고가 코소보에서의 인종청소 등 무력행동을 중단하는 경우 ‘유고의 서방세계로의 복귀’를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종전의 순조로운 진행과 공습으로 피폐된 유고의 복구가 지금부터의 과제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